안녕하세요. 서울형사전문변호사 조영광 변호사입니다.
가해자로부터 신체적 또는 재산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안하무인의 태도로 일관하거나 장기간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고소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법률적인 지식이 충분치 않은 일반인이 직접 형사고소를 하고 이후에 진행되는 수사절차에 적절하게 대응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고소인이 형사고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형사고소를 준비 중이신 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라 확신합니다.
형사고소 어떻게 하나요?
1. 형사고소장 작성
형사고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먼저 고소장을 작성하셔야 하는데,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고소인, 피고소인, 고소취지, 고소이유, 증거목록을 차례대로 기재해야 합니다.
가. 피고소인
피고소인은 고소인이 고소를 하려고 하는 대상으로 쉽게 말해 '가해자'라고 생각하면 되고, 피고소인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면 됩니다.
만약 피고소인의 주민등록번호나 주소를 모른다면, 성명과 전화번호만 기재해도 무방합니다.
나. 고소취지
고소취지에는 피고소인을 사기로 고소하는 것인지 폭행으로 고소하는 것인지 그 범죄혐의에 대해서 기재하면 됩니다.
또한 피고소인을 처벌해달라는 의사표시를 함께 기재하지 않으면, 경찰이 고소사건이 아니라 진정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피고소인에 대한 처벌 의사표시도 함께 기재합니다.
다. 범죄사실 및 고소이유
짐작하셨겠지만 고소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범죄사실 및 고소이유이고, 범죄사실과 고소이유는 하나의 목차로 작성해도 무방합니다.
모든 범죄유형은 그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이 있고, 그 요건을 전부 충족하지 못하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소인은 수사기관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범죄의 성립 요건에 맞추어 고소이유를 작성하되, 최대한 분명하고 설득력 있게,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고소이유가 분명하지 않거나
구체적 사실이 적시되어 있지 않거나
내용이 매우 빈약하다면
피고소인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라. 증거목록
마지막으로 민·형사사건의 종류를 불문하고 증거 없는 주장은 속 빈 강정과 같으므로, 반드시 고소이유에서 주장한 내용에 부합하는 증거를 첨부해야 합니다.
고소장 양식은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고소장에는 기본적으로 위의 4가지 항목이 들어가면 충분하고, 세부적인 항목은 사람마다 작성하기 나름이라고 보면 됩니다.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서도 기본적인 고소장 양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운로드 방법은 서울경찰청 홈페이지 접속 → 국민마당 → 각종 서식 다운로드 → 수사 → 고소장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2. 형사고소장 제출
위에서 설명한 대로 고소장을 잘 작성하셨나요? 그렇다면 이제는 고소장을 제출할 차례입니다. 과연 어느 경찰서에 제출해야 할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래에서 '형사소송법' 및 '경찰청 사건의 관할 및 관할수사사건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겠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조(토지관할) ① 토지관할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 |
경찰청 사건의 관할 및 관할수사사건에 관한 규칙 제5조(사건의 관할) ① 사건의 관할은 범죄지, 피의자의 주소·거소 또는 현재지를 관할하는 경찰서를 기준으로 한다. |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때 법원의 관할과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수사기관의 관할이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 피고소인의 주소지, 거소지, 현재지
예컨대, 피고소인의 현재 주소지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이라면, 청량리동을 관할하는 경찰서는 서울동대문경찰서입니다. 따라서 서울동대문경찰서에 제출하면 되겠죠.
거소지는 주소지만큼 밀접한 생활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지만 상당 기간 거주하고 있는 장소를 말하고, 현재지는 거소지보다 더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장소를 말합니다.
나. 범죄지
범죄지는 범죄행위가 발생한 장소를 말합니다. 범행을 실행한 장소뿐만 아니라 범행의 결과가 발생한 장소를 전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예컨대, 피고소인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에서 고소인을 폭행하였다면, 폭행이 발생한 한남동을 관할하는 경찰서는 서울용산경찰서입니다.
다. 지리적 편의성을 고려
고소장을 제출하면 최소 1회 이상 고소인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고소장은 최대 4곳의 관할 경찰서 중 지리적 편의성을 고려하여 고소인에게 가장 가까운 경찰서에 우편 제출하면 됩니다.
만약 피고소인의 주소지를 모른다면 거소지나 현재지 또한 모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경우에는 ① 범죄지를 관할하는 경찰서나 ② 고소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서 중에서 택일하면 됩니다.
정리하자면
보통의 경우 피고소인 주소지의 관할 경찰서,
피고소인의 주소를 모르는 경우 고소인 주소지의 관할 경찰서.
관할 경찰서는 어디?
관할 경찰서는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제30조 제2항'의 [별표 2]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피고소인의 주소지는 알고 있지만 그 주소지를 관할하는 경찰서가 어디인지 모르는 경우, 위의 시행규칙 별표 2를 확인해 보면 됩니다.
위 표에서 보듯이, 피고소인의 주소지가 서울 중구 장충동이라면, 관할 경찰서는 '서울중부경찰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서울 중구처럼 같은 구이거나 서울 중구 을지로 2가처럼 같은 구 같은 동이라 하더라도 관할 경찰서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관할 경찰서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고소장 작성 시 주의사항
1.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고소장은 피고소인의 범행 일시·범행 장소·범행 방법, 고소인의 피해 정도 등에 대해서 최대한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범행 방법의 경우에는 피고소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말과 행동을 하면서 범행을 저질렀고, 이에 대해 고소인은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를 시간순서에 따라 일관성 있게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일관성이 없다면, 경찰은 고소인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이 실제로 있었던 것이 맞는지, 거짓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그 의심은 고소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이후 고소인 조사를 받을 때에도 피해자가 아니라 마치 가해자가 된 것처럼 조사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고소장은 경찰이 사건을 처음 접하게 되는 '수사의 단서'로써 매우 중요한 문서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작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2. 감정적으로 작성하지 말 것
고소의 본질은 수사기관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소인의 범죄가 성립되는지를 검토하여 형사처벌을 구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일반인이 작성한 고소장을 보면, "저는 선량하고 무고한 시민인데, 피고소인은 빌린 돈을 갚지 않은 파렴치한 사람이에요. 사기죄로 강력하게 처벌해 주세요."라는 취지로 기재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고소장을 작성하면, 이는 당사자 사이에 대여금 반환 의무가 있는 단순 민사사건에 해당할 뿐, 피고소인이 고소인을 기망하여 금전을 편취한 형사사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경찰 입장에서는 사기로 볼 만한 형사사건에 해당하지 않으니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고소장을 작성할 때에는 감정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성립요건에 맞추어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제공한 형사고소 방법, 고소장 양식, 관할 경찰서 확인 등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여 실제 형사고소 진행 시에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고소 2편] 고소 이후 수사 진행 절차"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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