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형사전문변호사 조영광 변호사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고소를 고민 중이신 분들을 위해 형사고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고소를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고소장 제출 이후 경찰조사는 언제 이루어지는지, 언제 마무리되어 결과가 나오는지 등 수사 진행 과정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알 수 없어 여전히 막막하실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고소장 제출 이후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절차"에 대해서 상세히 알려드릴 테니, 유익한 정보 많이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경찰 수사 절차 개관
경찰 수사는 크게 고소인 조사 → 피고소인(= 피의자) 조사 → 필요한 경우 대질조사 → 경찰의 결정 순으로 진행됩니다.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고소인 조사
1. 사건 배당
고소인이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고소사건의 성격에 따라 이를 담당할 수사팀 및 수사관이 배정됩니다.
예를 들면, 성범죄 사건의 경우에는 여성청소년 1팀의, 사기 사건의 경우에는 경제 3팀의 수사관 홍길동에게 배정되는 식입니다.
그리고 2024-000014와 같이 해당 사건에 대한 사건번호가 부여되는데, 이는 2024년에 접수된 14번째 사건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담당수사관은 통상적으로 고소장 제출 이후 '7일 이내'에 배정됩니다.
2. 고소인 조사
가. 조사 일정 조율
사건을 배정받은 담당수사관은 고소인에게 전화하여 고소인 조사 일정을 잡습니다. 제 경험상 고소인 조사는 통상적으로 고소장 제출 이후 대략 '1개월 이내'에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업무가 가중되면서, 담당수사관이 처리하고 있는 사건 수에 따라 1달 이상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나. 경찰서 출석 및 조사
먼저 담당수사관은 고소인에게 고소인의 진술을 녹음하는데 동의하는지 물어봅니다.
진술녹음제도는 조사과정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것인데, 과거와 같이 인권침해나 강압수사 우려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므로, 일반적으로 진술녹음 없이 조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담당수사관이 고소장을 기초로 피고소인과의 관계, 사건의 구체적 발생 경위, 피고소인의 혐의점, 애매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 처벌 희망 여부 등에 대해서 질의하고, 고소인이 대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질의응답 과정은 담당수사관이 전부 타이핑하여 서류화하고, 이 서류를 '고소인 진술조서'라고 합니다.
고소인 조사가 끝나면, 담당수사관은 고소인이 진술한 대로 작성되어 있는지, 변경·추가·삭제할 부분은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소인에게 진술조서를 열람하게 합니다.
이 때 고소인은 반드시 본인이 진술한 대로 정확하게 작성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다. 조사 횟수, 시간
보통 고소인 조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회, 2시간 내외로 이루어집니다.
3. 사건의 진행상황을 알고 싶다면
고소인은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피고소인이 경찰 조사를 받았는지, 아직 받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언제 조사할 예정인지 등 자기 사건의 진행상황을 알고 싶습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보면, 경찰이 친절하게 사건의 진행상황을 알려주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결국 기다리는 고소인만 답답하다 못해 속이 타 들어갈 지경입니다.
그렇다면 이럴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가. 형사사법포털 확인
첫 번째 방법은 형사사법포털에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형사사법포털 홈페이지 접속 → 공인인증서 로그인 → 사건조회 → 경찰사건조회 → 경찰청·경찰서·접수번호·사건과의 관계를 입력하면 내 사건의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접수번호는 앞서 말한 경찰이 부여한 사건번호를 의미합니다. 접수번호를 모르는 경우, 4. 접수번호 찾기를 클릭하여 경찰청·경찰서·접수 연도·사건과의 관계를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 담당수사관에게 통지 요청
두 번째 방법은 담당수사관에게 수사 진행상황을 통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경찰이 수사를 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경찰수사규칙'을 살펴보면, 경찰은 수사를 개시한 날로부터 매 1개월이 지날 때마다 고소인에게 수사 진행상황을 통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소인은 경찰에게 전화·문자·우편·팩스 중 희망하는 방법으로 통지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이는 고소인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입니다.
피고소인(= 피의자) 조사
일반적으로 고소인 조사는 고소장 제출 이후 1개월 이내에 이루어지고, 경찰은 고소인 조사가 끝나면 피고소인에게 전화해서 조사 일정을 잡습니다.
그래서 피고소인은 고소장 제출 이후 1개월 정도가 지나고, 경찰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처음으로 자신이 고소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경찰은 최대한 일사천리로 조사 일정을 잡으려고 할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피고소인은 고소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이기에 매우 불리한 입장입니다.
따라서 피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정말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다만, 이 포스팅은 고소인의 입장에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절차를 살펴보는 것이므로, 피고소인의 대응전략·주의사항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고소인 조사든 피고소인 조사든 기본적으로 조사 방법과 횟수, 시간은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필요 시 대질 조사
일반적으로 경찰 조사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따로 소환해서 각각 이루어지는데 반해, 대질 조사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같이 소환해서 면대면으로 이루어집니다.
대질 조사는 모든 사건에서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진행합니다.
그렇다면 경찰이 대질 조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피고소인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으로 양 당사자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려 누구 주장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출된 증거 또한 명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고소인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명백하다면, 양 당사자의 주장이 상반되더라도 경찰은 증거에 따라 판단하면 되겠지요.
결국 대질 조사를 하는 것은 경찰이 고소인의 주장을 완벽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고소인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과정입니다.
따라서 고소인은 대질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주장 및 증거를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사건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
1. 경찰 수사 기간
원칙적으로 경찰은 고소를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합니다.
즉, 고소인 조사와 피고소인 조사, 필요한 경우 대질 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사를 3개월 이내에 완료하고 그 결과를 검찰과 사건 당사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경찰 수사만 3개월을 초과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 사유는 다양합니다. 아무래도 담당수사관의 업무량이 많은 경우, 피고소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 사건 자체의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는 경찰 수사가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담당하고 있는 사기 고소대리 사건의 경우에도 23년 8월 고소장을 접수하였으나, 피고소인이 도주하여 아직까지 피고소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경우 경찰은 수사기간 연장을 승인받아 수사를 계속 진행하게 됩니다.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3개월을 훨씬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로부터 "조사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보통 위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 검찰 수사 기간
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소를 수리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서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3. 결론
위에서 살펴본 관련 법과 규칙에 따르면, 고소사건은 기본적으로 '6개월 이내'에 피고소인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여러 변수나 사정이 발생함에 따라 6개월보다 빠를수도, 늦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에 경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절차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봤습니다. 부디 여러분에게 많은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고소 3편] 경찰 결정의 종류와 고소인의 불복 절차"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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