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형사전문변호사 조영광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구속의 요건과 수사기관이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하는 절차"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인이나 가족이 구속의 위기에 처해 있다면 이 포스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구속이란
현행법상 피의자를 수사할 때에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헌법이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수사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의자에 대한 수사 및 재판 출석 확보, 유죄 판결 선고 시 형 집행의 보장 등 형사절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법은 구속의 요건과 절차를 엄격히 규정하여 예외적으로 구속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구속이란 "피의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구금하여(가두어) 신체의 자유를 장기간 제한하는 강제처분"을 말합니다.
구속 요건
1. 범죄 혐의의 상당성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서 가장 첫 번째로 갖추어야 할 요건은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피의자가 혐의에 대해서 인정하거나 CCTV 등을 통해 범행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범죄 혐의의 상당성이 인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범죄 혐의가 상당히 소명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구속할 수 없고, 피의자가 아래의 요건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2. 주거 부정
주거 부정이란 피의자에게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노숙자가 살인을 저지른 경우에는 일정한 거주지가 없다고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주거 부정을 원인으로 구속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례는 매우 드물고, 거주지가 명확히 존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실무상 주거 부정으로 구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구속하려는 대부분의 사유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피의자에게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3. 증거인멸 우려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은 도대체 피의자의 어떠한 행동을 보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까요.
예를 들어 피의자가 범행 현장이 녹화된 CCTV가 있는 장소에 찾아가 녹화본을 보여달라고 했다면 충분히 물적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거짓말로 피해자를 회유·협박하거나 참고인 등에게 수차례 연락한 정황이 있었던 경우에도 인적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나아가 범행도구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은닉하였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4. 도주 우려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예를 들면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매우 중대하여 중한 처벌이 예상되는 경우, 동종 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피의자에게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피의자의 직업 특성상 출장 또는 해외 출국이 많거나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한 때에도 마찬가지로 도주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범죄 혐의가 상당히 소명되고,
주거 부정 or 증거인멸 우려 or 도주 우려가 있다면,
피의자는 구속될 수 있습니다.
필요적 고려 사유
구속 요건을 심사할 때에는 피의자가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중대한지, 피의자가 재범할 위험성은 없는지, 피해자에게 해를 가할 우려는 없는지 등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서 심사해야 합니다.
1. 범죄의 중대성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범행수단·방법·횟수, 계획적 범행인지 여부, 피해자의 피해정도, 피해자가 사회적 약자인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피의자가 행한 범죄의 중대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2. 재범의 위험성
수사기관은 계획적 범행인지 여부, 동종 전과 등 범죄 전력이 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피의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지 판단합니다.
3.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 우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성향, 피해자의 거주지를 알고 있는지, 보복 가능성 여부, 피해자의 신변보호 요청, 피해자가 느끼고 있는 불안감·공포심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이처럼 구속 요건을 갖추었는지 심사할 때에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해서 심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위의 요소들은 구속 요건을 심사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에 불과할 뿐이지, 구속 요건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범죄가 중대하거나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해서 구속 요건인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 경험상 수사기관은 범죄의 중대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범죄가 중대하기 때문에 구속 요건을 갖추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미 말씀드렸듯이 범죄의 중대성은 하나의 고려 요소에 불과하므로, 피의자로서는 이를 잘 공략하여 논리적으로 반박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속영장의 신청 및 청구
구속영장 신청은 경찰 → 검사에게, 구속영장 청구는 검사 → 판사에게 하는 것입니다.
구속영장의 신청 및 청구는 피의자가 체포된 상태에서 할 수도, 체포되지 않은 상태(= 미체포 피의자)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1. 체포된 피의자의 경우
가. 구속영장 신청
피의자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하거나 긴급체포·현행범체포한 경우, 경찰은 피의자를 유치장에 구금하고 수사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수사 결과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때에는 신속하게 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합니다.
"피의자"에는 피의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됩니다.
"체포한 일시, 장소"에는 피의자를 체포한 일시와 장소가 기재됩니다.
"구금한 일시, 장소"는 피의자를 가둔 일시와 장소로 구금 장소는 보통 경찰서 유치장입니다.
"범죄사실 및 구속을 필요로 하는 이유"에는 피의자가 저지른 범죄의 내용과 구속 요건에 대해서 기재됩니다.
"필요적 고려 사항"에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는지 체크하고, 그에 관한 내용이 기재됩니다.
나. 구속영장 청구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는 신청서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곧바로 판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그 이유는 현행법상 구속영장의 "청구"는 피의자를 "체포"한 날부터 "48시간 이내"에 해야 하고, 48시간 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체포된 피의자의 경우에는 체포 → 수사 → 구속영장 신청 → 구속영장 청구에 이르기까지 보통 1~2일 내에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다. 영장실질심사
체포된 피의자의 경우,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판사는 "그 다음날까지" 피의자의 구속여부를 심사해야 합니다.
라. 예시
위와 같이 체포된 피의자는 신체의 자유가 극히 제한된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기 때문에 체포부터 구속영장 신청 및 청구, 영장실질심사까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의자가 3월 19일 현행범체포된 경우, 경찰이 수사 후 3월 20일 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도 같은 날 판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판사는 3월 21일 피의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합니다.
2. 미체포 피의자의 경우
피의자를 체포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에도 수사기관은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피의자가 수사에 성실하게 참여하기는 하였지만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볼 때 향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미체포 피의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구속영장 신청 → 구속영장 청구 → 영장실질심사의 단계를 거치지만, 체포된 피의자의 경우처럼 그 절차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 3월 20일 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사는 신청서를 검토하여 3~4일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판사도 3~4일 후 피의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구속영장 신청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이루어지기까지 대략 "7일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수사기관이 어떠한 경우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지 그 요건과 청구 절차를 살펴보았습니다.
구속된 상태에서는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피의자로서는 혐의의 인정여부를 불문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구속 2편] 구속영장실질심사의 진행 절차"에 대해서 포스팅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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