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형사전문변호사 조영광 변호사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구속의 요건과 수사기관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청구하는 절차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법원에서 진행되는 "구속영장실질심사의 구체적인 절차 및 구속영장 발부에 따른 구속 기간 등"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법원 출석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판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의 발부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피의자를 심문해야 합니다.
이 경우 피의자가 법원에 출석하는 방식은 체포된 피의자와 미체포 피의자 사이에 차이가 있습니다.
1. 체포된 피의자의 경우
피의자가 체포된 경우에는 보통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검사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다음 날 피의자를 심문해야 합니다.
따라서 영장실질심사 당일이 되면 피의자는 경찰과 함께 법원에 출석하게 됩니다.
2. 미체포 피의자의 경우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판사는 심문기일을 지정하면서 피의자를 데리고 오라는 구인영장을 발부하고, 경찰은 피의자에게 심문기일에 출석할 것을 통지합니다.
영장실질심사 당일이 되면 피의자와 경찰은 각자 법원에 출석하고, 경찰은 출석한 피의자에게 구인영장을 집행합니다.
구인영장을 집행하는데에는 특별한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고, 피의자에게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피의자를 법정 안에 구인합니다."라고 고지하여 집행합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의 진행 절차
영장실질심사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법원 별로 차이가 있으나 보통 오전에는 10:30부터, 오후에는 15:00부터 진행됩니다.
1. 비공개 원칙
영장실질심사의 진행 절차는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따라서 피의자, 변호인, 판사, 검사, 경찰만이 법정 안으로 출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판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피의자의 가족이나 피해자가 방청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 있습니다.
2. 진술거부권 고지, 인정신문, 범죄사실 및 구속사유 고지
가. 진술거부권 고지
판사는 피의자에게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않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유리한 사실을 진술할 수 있음을 고지합니다.
나. 인정신문
판사는 피의자의 성명·연령·주거·직업 등을 확인하여 피의자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다. 범죄사실 및 구속사유 고지
판사는 피의자에게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의 요지와 구속 사유가 무엇인지 고지합니다.
3. 피의자 심문
판사는 구속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피의자를 심문하고, 필요한 때에는 경력·가족관계 등 개인적인 사항도 심문할 수 있습니다.
심문 사항의 예를 들면 거주지, 범죄 혐의 인정여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에 대한 배상 계획, 출석 요구에 불응한 때에는 그 이유 등이 있습니다.
이때 피의자는 판사가 심문 중이더라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판사는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에는 방청 중인 피해자나 제3자도 심문할 수 있습니다.
4. 검사 및 변호인의 의견진술
원칙적으로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의 심문이 끝난 후에 피의자의 구속여부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나, 필요한 경우에는 심문 중이라도 허가를 얻어 진술할 수 있습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구속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따라서 변호인은 피의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피의자가 증거인멸이나 도주할 우려가 없으므로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의견을 진술해야 합니다.
이에 조영광 변호사는 최근 진행한 2건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전부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한편, 검사는 직접 수사한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의 경우에는 심문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출석하지 않습니다.
5. 피의자의 최후진술
판사는 마지막으로 피의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보는데, 할 말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향후 수사와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심문 시간
구속영장실질심사는 통상 1시간 내에 종료되나, 사안에 따라서는 몇 시간에 걸쳐 진행되기도 합니다.
최근 국회의원 이재명의 경우에는 장장 9시간 2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구속여부의 결정
판사는 심문이 종료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구속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피의자는 체포 여부를 불문하고 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게 됩니다.
구속여부는 일반적으로 오전에 진행된 사건의 경우 당일 저녁 19시~20시, 오후에 진행된 사건의 경우 당일 저녁 23시~24시 사이에 결정됩니다.
1. 구속영장 기각
판사가 피의자에게 구속사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 피의자는 유치장에서 즉시 석방됩니다.
이제 석방된 상태에서 향후 있을 수사와 재판에 대비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통계를 보면 구속영장 기각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대략 "20% 내외"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경험 많은 변호사가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구속영장 발부
판사는 피의자에게 구속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아래와 같이 구속영장을 발부합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피의자는 그때부터 유치장에 구금됩니다.
이후 경찰이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면 피의자는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이동합니다.
3. 구속 기간
현행법상 피의자가 구속되면 경찰·검찰·법원의 각 단계별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속 사건은 불구속 사건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됩니다. 아래에서는 각 단계별 구속 기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 경찰 단계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검사에게 송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합니다.
따라서 경찰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10일"입니다.
나. 검찰 단계
검사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때에는 20일 이내(= 10일 + 10일)에 공소를 제기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합니다.
따라서 검찰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20일"입니다.
다. 법원 단계
1심 법원이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2개월이지만,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2개월 단위로 2번을 더 갱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심 법원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입니다.
라. 소결
이처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피의자는 보석허가를 받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장기간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혹여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더라도 피의자가 유죄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피의자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구치소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변호인과 소통하면서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릅니다.
그만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2인3각 경기를 5인6각으로 치르는 것과 같습니다. 경기를 아예 치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죠.
따라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분들이라면,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시길 바랍니다.
부디 오늘의 포스팅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면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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