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1편] 보석의 의미와 보석허가 신청·절차·결정

보석-허가-신청-절차

 

 

 

안녕하세요. 서울형사전문변호사 조영광 변호사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주거가 분명하지 않거나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피의자가 구속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피의자가 구속된 경우에는 무조건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만 재판을 받아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의자는 "보석"이라는 제도를 통해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피고인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보석의 의미, 보석허가의 신청과 진행 절차, 보석허가결정"에 대해서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석이란

 

1. 의미

 

보석이란 구속된 피고인에게 일정한 조건을 부과하여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검사가 "공소제기한 이후"에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석은 피고인에게 "신체의 자유를 회복"시켜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찾는 등 "적절한 방어권의 행사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청구권자

 

보석은 피고인, 변호인, 피고인의 배우자나 친족 등 가족, 고용주 등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석허가 사유

 

1. 필요적 허가

 

법원은 피고인이 아래에서 설명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면 반드시 보석을 "허가해야" 합니다. 이를 필요적 허가라고 합니다.

 

 

필요적-보석-허가-사유

 

 

가. 사형, 무기징역, 장기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인 경우 (1호)

 

예를 들어보자면 현행법상 살인죄의 경우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피고인이 살인죄를 저질렀다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보석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나. 누범이거나 상습범인 범죄인 경우 (2호)

 

누범이란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하고 출소한 자가 3년 이내에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것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 법원은 원칙적으로 보석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또한 상습도박이나 상습폭행, 상습사기 등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증거를 인멸하거나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 (3호)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구속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미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구속된 때에는 더더욱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보석 사건을 많이 경험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안일하게 준비해서는 보석을 청구하더라도 허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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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도주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 (4호)

 

구속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도주 우려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과거에는 범죄가 중하여 실형 선고가 예상되면 구속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현행 사법 체계 하에서는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지 그 자체를 집중적으로 심리합니다. 

 

따라서 충분히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때에도 보석은 허가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대내외적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야 합니다. 

 

 

마.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5호)

 

주거가 부정한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피고인의 재판 출석이 담보되지 않으므로, 판사는 피고인의 보석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만약 명확한 거주지가 없다면 사업장 주소든, 피고인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가족의 주소든 반드시 피고인의 소재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장소를 특정해야 합니다. 

 

 

바. 피해자 등의 생명·신체·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우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 (6호)

 

피해자나 그 가족, 관련 참고인을 찾아가거나 협박하거나 회유하는 등 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보석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2. 임의적 허가

 

피고인이 위에서 설명한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보석을 허가하지 않지만,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때"에는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것인지 그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법원의 재량이 지나치게 넓게 인정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임의적 허가가 인정된 경우는 많지 않으나,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앓던 중 아내를 살해한 60대 노인에게 예외적으로 보석을 허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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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심리 절차

 

1. 보석허가청구서 제출

 

청구권자는 아래와 같이 보석허가청구서를 작성하여 관할 법원에 제출합니다. 변호인이 선임된 경우 변호사가 제출합니다. 

 

보석-허가-청구서-양식

 

 

먼저 "청구취지"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이 기재하면 됩니다.

 

1. 피고인의 보석을 허가한다.

 

2. 피고인에 대한 보석보증금은 피고인의 가족 A가 제출하는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한다.

 

다음으로 "청구원인"이 가장 중요한데, 피고인이 위에서 언급한 형사소송법 제95조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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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문 절차

 

가. 심문기일 지정

 

보석 청구를 받은 법원은 "지체 없이" 심문기일을 지정해서 피고인을 심문해야 합니다. 경험상 "7일 이내"에 심문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피고인의 "보석 심문기일"은 피고인의 범죄혐의에 대한 "공판기일"보다 먼저 지정되어 진행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체 없이 심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심문기일을 공판기일과 같은 날로 지정하여 신속성을 요하는 보석의 심문을 지연시키기도 합니다.

 

법원에 출석해서 그 이유를 들어보면, "공판기일이 심문기일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 심문기일을 먼저 지정하지 않고 같은 날로 지정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변호인의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에 불과하고, 지체 없이 피고인을 심문하라는 법령을 법원 스스로 위반한 것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 검사의 의견서 제출

 

검사는 심문기일 전에 보석 청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보석허가가 상당하지 않다는 의견일 때에는 그 사유를, 상당하다는 의견일 때에는 보석 조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합니다. 

 

보통은 보석허가가 상당하지 않으니 기각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다. 변호인, 검사의 의견 진술

 

법원은 변호인과 검사에게 피고인의 보석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도록 하고,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제95조 각 호에 규정된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보석을 허가해 달라는 취지로 변론합니다. 

 

변호인과 검사의 의견 진술이 마무리되면 심문이 종결되고, 법원의 결정만 남게 됩니다. 

 

 

 

보석허가 결정

 

1. 7일 이내에 결정해야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석 청구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법원도 이를 최대한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7일 이내에 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빠르면 10일 이내에 결정하는 것 같고, 사법연감 통계자료에 의하더라도 평균 2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2. 보석허가 결정

 

법원은 보통 "피고인이 형사소송법 제95조 각 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보석을 허가한다."라는 결정을 하면서, 아래와 같이 여러 조건들을 부과합니다.

 

이를 "보석 조건"이라고 합니다. 

 

 

보석-허가-결정문

 

 

위 허가결정문에는 피고인에게 보석보증금의 납부와 서약서를 제출하라는 조건이 부과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외에도 다양한 조건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3. 보석의 조건 

 

피고인이 석방되면 어찌 되었든 재판 출석을 완전하게 보장하기 어렵다는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보석을 허가하는 경우 필요한 범위 안에서 아래의 여러 조건 중 하나 이상의 조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가. 피고인이나 법원이 지정하는 자가 보증금을 납입하거나 담보를 제공할 것

나.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할 것

다. 법원이 지정하는 장소로 주거를 제한하고, 주거를 변경할 필요가 있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

라. 여행을 가거나 외국에 출국할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

마. 제3자가 작성한 출석보증서를 제출할 것

바. 피해자 등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지 않고, 주변에 접근하지 않을 것

사. 그 밖에 피고인의 출석을 보증하기 위해 법원이 정하는 적당한 조건을 이행할 것

 

피고인의 출석을 보증하기 위해 법원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보석 조건은 피고인에게 "보증금을 납입"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피고인의 성격·환경·자산 정도에 따라 추가 조건이 부과되기도 하는데, 피고인은 반드시 보석 조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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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보석의 의미와 보석허가의 절차, 그 과정에서의 주의사항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구치소에 구속된 경험이 있는 피고인이라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의 중요성과 신체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제공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셔서 보석을 청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에는 "[보석 2편] 보석허가결정 이후 석방 절차"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