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결심판이란
즉결심판은 범증이 명백하고 죄질이 경미한 사건을 간단하고 신속하게 심판하기 위하여 판사가 통상의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형을 선고하는 형사절차를 말합니다.
즉결심판의 대상
즉결심판의 대상이 되는 형사사건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예를 들어 무전취식을 한 경우에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즉결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입니다.
이 외에 호객행위를 하거나 노상방뇨, 음주소란, 과다노출 등의 경우에도 경범죄처벌법 위반에 해당하고, 경미한 도로교통법 위반 사건도 즉결심판의 대상이 됩니다.
즉결심판의 절차
1. 무전취식을 하여 경범죄처벌법을 위반한 경우, 먼저 관할 경찰서장은 경범죄 처벌 특례 규정에 따라 위반자에게 범칙금을 납부하라는 통고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통고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통고처분을 받더라도 전과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률에서 규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통고처분을 하지 않고 바로 즉결심판을 청구합니다.
2. 통고처분을 받은 위반자가 기한 내에 범칙금을 납부한다면, 그 범칙행위에 대해서는 다시 처벌하지 않으며, 그것으로 사건은 종결됩니다.
3. 그러나 위반자가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관할 경찰서장은 증거서류, 증거물과 함께 관할 법원에 즉결심판청구서를 제출합니다. 이 경우 위반자의 지위는 피고인으로 전환되고,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피고인에게 즉결심판의 절차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서면 또는 구두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형사 사법 체계는 검사의 기소독점주의가 적용됩니다. 즉, 검사만이 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즉결심판의 경우에는 검사가 아닌 관할 경찰서장이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는 검사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예외에 해당합니다.
4. 관할 법원에 즉결심판청구서가 제출된 경우, 판사는 ① 해당 사건이 즉결심판을 할 수 없는 것이거나 ② 즉결심판절차에 의해 심판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할 때에는 즉결심판청구를 기각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즉결심판청구가 기각된 경우, 관할 경찰서장은 지체 없이 사건을 관할 검찰청에 송치해야 하고, 송치된 사건은 일반사건과 같은 절차를 거쳐 검사에 의해 불기소처분이 되거나 공소제기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경찰서장의 즉결심판청구가 기각된 것일 뿐, 해당 사건 자체가 종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5. 위 4항에서 말한 기각 사유가 없다면, 판사는 해당 사건에 대하여 즉시 심판해야 합니다.
6. 피고인은 즉결심판기일에 출석하여야 하고, 만약 그 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때에는 원칙적으로 개정(= 법정을 열어 재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① 벌금 또는 과료를 선고하는 경우, ② 피고인이 불출석심판을 청구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개정할 수 있습니다(= 불출석 개정 심판).
7. 이와 달리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판사는 개정 없이 서면으로만 심판할 수 있습니다(= 불개정 심판). 실무상으로 불개정 심판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주로 피고인이 소재불명인 경우 불개정 심판을 하게 됩니다.
8.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하여 즉결심판절차가 개정되면, 판사는 통상의 공판절차와는 달리 인정신문·피고인신문·증거조사 절차 등을 간이하게 진행하고, 특히 즉결심판절차에서는 자백배제법칙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백배제법칙이란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폭행 등에 의해 진술된 것이거나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하는데, 이러한 원칙이 즉결심판절차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즉결심판이 범증이 명백하고 죄질이 경미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고, 신속하게 심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9.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즉결심판은 범증이 명백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유죄가 선고됩니다. 유죄가 선고된 경우, 피고인이 일정한 기간 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거나 정식재판 청구를 포기·취하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후 관할 경찰서장은 그 내용에 따른 형의 집행을 하고, 집행 결과를 지체 없이 검사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즉결심판 결정이 억울하다면
즉결심판은 간단하고 신속한 심판을 위해 만들어진 절차이기 때문에 혹시 모를 부당한 심판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구제를 위해 피고인에게는 정식재판청구권이 보장됩니다.
따라서 즉결심판 결과가 너무 억울하여 불복하고자 한다면, 피고인은 반드시 즉결심판의 선고 또는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 경우 관할 경찰서장은 정식재판청구서를 지체 없이 판사에게 송부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게 되면, 해당 사건은 통상의 공판절차에 따라 형사재판이 진행됩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정식재판을 청구하기 전에 자신이 정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할 만큼 억울한 사정이 있거나 그 실익이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전과자 꼬리표 생긴다
보통 사람들은 전과자에게 "빨간 줄 그었다"라고 표현합니다. "빨간 줄 그었다"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범죄자의 전과가 검찰청이 관리하는 수형인명부, 주민센터가 관리하는 수형인명표, 경찰청이 관리하는 수사자료표에 기재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정식재판을 포함한 통상의 공판절차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전과가 수사자료표에 기재됩니다. 다시 말해 속칭 빨간 줄이 그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즉결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그 전과가 수사자료표에 기재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빨간 줄이 그어지지 않게 됩니다.
현재 실무상으로 살펴보면, 즉결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후 억울하거나 벌금을 내기 아까운 마음에, 혹은 잘 몰라서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유죄가 선고되어 전과기록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실제 정식재판을 청구할 것인지 여부는 충분히 심사숙고한 뒤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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