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실질심사, 구속의 기로에 서서

구속영장실질심사란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우, 법관이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고, 구속 사유가 있는지 심사하여 그 피의자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구체적 절차

 
1.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관할 검찰청에 구속이 필요한 사유를 기재한 구속영장을 신청합니다.

보이스피싱이나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음주운전치사), 가혹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등 보통 범죄 규모가 크거나 죄질이 매우 불량한 사건에 대해서 이루어집니다. 
 
2. 검사는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서를 검토하여 구속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관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보통 1~2일 내로 심문기일이 잡혀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됩니다. 
 

구속영장-청구서

 
3. 판사는 구속영장 청구를 받으면 즉시 검사, 피의자, 변호인에게 심문기일과 심문장소를 통지합니다. 만약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판사가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합니다. 
 
4. 이미 체포된 피의자는 유치장에 있다가 심문기일에 경찰과 함께 법원에 출석합니다. 이에 반해 미체포 피의자는 수사기관이 출석요구를 하고 약속한 날에 출석하면 구인영장을 집행하여 구인된 상태에서 법원에 출석합니다.
 
5. 심문기일에서, 판사는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피의자 심문을 진행합니다.
 
ⓛ 먼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합니다. 진술거부권이란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해서 진술을 거부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진술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그리고 피의자의 이름과 연령, 등록기준지, 거주지, 직업 등을 확인하여 실제 피의자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② 다음으로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되어 있는 범죄사실의 요지와 구속 사유에 대해서 고지합니다.
 
③ 이후 본격적으로 피의자의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판사의 심문이 진행되고, 이때 피의자는 판사가 심문하는 도중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판사는 피의자에게 범죄사실을 인정하는지, 피해자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거주지가 명확히 있는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사실이 있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자세히 심문합니다. 
 
④ 판사는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심문장소에 출석한 피해자나 고소인 등 제3자를 심문할 수도 있습니다.
 
⑤ 원칙적으로 검사와 변호인은 판사의 심문이 끝난 후에 구속 여부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나, 필요한 때에는 판사가 심문을 하고 있더라도 허가를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⑥ 일반 형사소송과 달리 피의자 심문은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피의자의 가족이나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에 대해서는 방청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6.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피의자 심문이 종료되면, 판사는 피의자를 구속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오전에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의 경우에는 당일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 오후에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의 경우에는 당일 저녁 11시에서 12시 사이에 결과가 나옵니다.
 
피의자는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됩니다.

 

 

 

구속영장의 발부

 
판사는 구속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합니다.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구속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첫째,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범죄혐의의 상당성'이라 합니다.
 
둘째, 피의자에게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첫째 및 둘째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판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되고, 피의자는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구속 사유를 심사할 때에는 그 범죄가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 범죄의 중대성), 재범할 위험성은 없는지(=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등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는 없는지(= 위해의 가능성) 등의 사항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합니다. 
 
다만, 범죄의 중대성·재범의 위험성·위해의 가능성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구속 사유가 아니라 구속 사유를 판단하기 위한 고려 사항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외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속할 수 없습니다.  
 
 

구속영장의 기각

 
판사는 전술한 구속 사유(= 구속의 필요성)가 없다고 판단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고, 피의자는 그 즉시 석방됩니다. 그리고 피의자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히 기각됩니다. 
 
또한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① 피의자의 주거가 명확하거나 ②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거나 ③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없으면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됩니다.
 
관련 통계자료에 의하면, 2021년 기준으로 약 18,000여 건의 구속영장 청구 사건이 있었는데 이 중 약 3,900여 건만 기각되었습니다. 기각률이 약 20% 내외에 불과한 것입니다.
 
 

변호인의 조력 

 
구속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때보다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는데 상대적으로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또한 구치소에 수감된 사실 자체만으로 피의자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의 법률적인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인은 신속하게 구속영장 청구서 및 그에 첨부된 고소·고발장,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 피의자가 제출한 서류 등에 대한 열람 및 등사 신청을 하고, 기재되어 있는 범죄사실과 구속 사유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진행된 수사 내용과 구속영장 청구의 내용이 다르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파악하여 지적하고, 피의자에게는 구속 사유가 없으므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합니다.
 
이후 영장실질심사에도 함께 출석하여 피의자에게 구속 사유가 없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구두 변론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속되지 않는 방법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그러나 구속 여부는 구속 사유가 있는지 엄격하게 판단하여 결정되는 것이므로, 구속되지 않는 신박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은 인신의 자유가 심히 제한되고, 적절한 방어권 행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시기적절하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