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버스기사·택시기사 운전자 폭행죄, 요건/정차/처벌 및 형량/합의/반의사불벌죄/대처방법

운전자-폭행죄-대리기사-버스기사-택시기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폭행죄는 형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형법에 규정되어 있는 폭행, 뇌물, 마약 등 일부 특정 범죄에 대해서는 그 죄질이 심히 불량하고 공공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가중처벌함으로써 건전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습니다. 

 

약칭 "특가법"이라고도 하는데, 특가법 제5조의10에 일반적인 폭행 사건과는 달리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운전자 폭행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운전자 폭행죄

▶ 특가법 제5조의10(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의 가중처벌)

① 운행 중(「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ㆍ하차 등을 위하여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폭행과 구분되는 운전자 폭행죄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운전자-폭행

 

 

 

운행 중의 의미 

 

1. 서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죄는 운전자나 승객, 보행자 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교통질서를 확립하고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7년경 신설된 것입니다. 

 

운전자 폭행죄에서 법률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항은 어떠한 경우에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입니다. 

 

예컨대, 운전자 A가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임에도 동승자 B가 A를 때린 경우라면, 의문의 여지없이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종전에는 위 사례와 같이 운행 중의 의미를 실제 주행 중인 경우로만 협소하게 해석해왔습니다. 

 

그러나 2015년경 특가법 개정에 따라 일시 정차한 경우에도 운행 중에 포함되는 것으로 명문화하면서 운전자 폭행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차의 법률적 의미는 운전자가 5분을 초과하지 아니하고 차를 정지시키는 것으로 주차 외의 정지상태를 뜻합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5호).

 

주의할 점은 규정상 주차의 경우에는 운행 중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운전자 폭행죄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 관련 판례

 

[운전자 폭행죄를 인정한 판례]

■ 버스기사가 승객의 승·하차를 위해 버스정류장에 일시 정차한 상태에서 폭행한 경우(2021도10243 판결)
→ 버스정류장은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이고, 폭행시각은 퇴근시간 무렵으로 승객이 적지 않았으며, 피해자는 피고인만 하차하면 즉시 출발할 예정으로 계속적인 운행의사가 있었으므로, 폭행 당시 버스가 정차 중이었더라도 운행 중에 해당한다고 판시함

■ 대리운전자 A는 술에 취한 B를 승용차 뒷좌석에 태운 채 송파구 신천동 소재 도로에서 신호대기를 위하여 정차 중이었는데, B가 A의 얼굴을 2회 때리고 목을 조른 경우(2014도13345 판결)
→ 운전자 폭행으로 인하여 교통사고나 보행자 사고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불문

■ 술에 취한 B가 택시 승객으로 탑승하여 주거지 인근에 도착하였고, 택시기사 A로부터 '여기서 내리면 되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는데, A에게 욕을 하면서 목을 움켜잡은 경우(2023도3997 판결)

■ 승객 B가 택시기사 A와의 말다툼으로 정차를 요구하여 A가 도로가 앞에 정차하자, B가 택시 조수석 문을 열고 내리라고 말하면서 A의 팔을 잡아당긴 경우(2020노1529 판결)
→ 정차한 장소는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도로가 앞으로 당시 5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고 동네 주민이 돌아다니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보면, 불특정 다수인이 통행하는 곳이었으므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임
→ A는 B의 정차 요구에 따라 택시를 잠시 정차한 것으로 보이며, 더 이상 운행을 종료할 의사로 택시를 정차한 것으로 보기 어려움 
→ 계속적인 운행의사는 요금 결제의 완료 여부, 개별 운송계약의 종료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함

[운전자 폭행죄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

■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상태에 있는 운전자에 대한 폭행과 같이 위 보호법익의 침해가 예상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특가법 제5조의10 제1, 2항에서 정한 운전자에 대한 폭행 또는 폭행치사상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2008도4375 판결) ★★★

■ 택시기사 A가 승객 B와의 문제로 구로경찰서 안으로 5m 정도 진입하여 주차하기 위해 택시를 세운 다음 약 30분 이상 그곳에서 이동하지 않았는데, B는 A가 택시를 세운 후에도 탑승한 상태에서 5분 이상 A의 뒷머리와 오른팔을 수십 회 폭행하여 2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전완부좌상을 입힌 경우(2008도4375 판결) 
→ 약 30분 이상 구로경찰서 내에서 이동하지 않은 이상, 비록 엔진이 정지되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계속적인 운행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운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아야 함 
→ 구로경찰서 내에 택시를 세운 A의 의도는 자신을 폭행한 B의 신병을 경찰에게 넘겨 처벌을 받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일시 정차 후 "계속적인 운행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움
→ A가 택시를 세운 장소는 일반 공중의 교통에 제공되지 않는 경찰서 구내이므로,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라고 보기 어려움
→ 이와 같은 이유로 대법원은 A가 운행 중인 운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함 

■ 보행 중인 B가 오토바이를 운전 중인 A의 멱살을 잡아 내리게 한 후 상해를 가한 경우(2022도1013 판결)
→ 이 사건 규정의 문언 형식, 입법 취지 및 보호법익, 특가법상 다른 자동차 등 관련 범죄의 가중처벌 규정과의 체계적 해석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의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의 자동차를 의미하고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포함되지 않는다.

 

 

위 판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대다수가 운행 중에 포함되어 운전자 폭행죄로 가중처벌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 : 해당X

 

1. 폭행죄와의 비교 

 

지난 포스팅에서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운전자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공소 제기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이는 양형사유로 참작될 뿐, 처벌을 받게 됩니다. 

 

 

2. 처벌 및 형량

 

앞서 설명하였듯, 운전자 폭행죄는 범죄의 특성상 일반 폭행죄와는 다르게 가중하여 처벌합니다.

 

형법상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지는 반면,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죄는 5년 이하의 징역,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져 그 형량이 상당히 중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운전자에 대한 폭행이 상해의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는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운전자 폭행죄를 가중처벌하는 이유는 폭행행위 자체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제3자의 생명‧신체‧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야기하는 등 그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결론 

 

우리 법원은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죄의 제정 취지에 따라 "운행 중"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하고 있으며, 운전자 폭행으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를 심각하게 경계하는 태도를 견지하여 해당 범죄를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얌체운전자-폭행-실형

 

 

운전자 폭행죄는 버스나 택시와 같이 대중교통의 운전자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과 같이 개인 차량의 운전자에게도 적용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운행 중인 운전자에게 불법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운전자 폭행죄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다툼이 발생한 때에는 상호 간 차량에서 완전히 하차한 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좋습니다. 

 

나아가 운전자 폭행이 이미 발생한 경우라면, 폭행의 경위·방법·수단·정도와 피해자의 피해 정도,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 등 제3자에 대한 위험 초래 여부·정도, 운전 또는 폭행 관련 전과 유무 등을 분석하여 경찰조사 단계에서부터 유리한 사정을 적극 피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운전자 폭행 혐의로 조사 내지 재판받을 위기에 처한 분들이라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시기적절하게 대응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폭행죄의 의미, 기준, 성립요건, 처벌 및 형량, 합의, 반의사불벌죄, 쌍방폭행]

 

폭행죄의 의미/기준/성립요건/처벌 및 형량/합의/반의사불벌죄 (Feat. 쌍방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