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피해자 남편과 내연관계 의심을 받고 있는 것에 불만을 품고, 2023년 11월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누구세요? 저 왜 추가하시는 거죠?"라는 내용의 카톡을 전송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년 12월경까지 총 26회에 걸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전화를 걸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 반복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하였다.
법원의 판단
[1] 피고인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 한다) 제18조 제1항의 스토킹범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해야 하고, 그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스토킹범죄에 해당해야 하며,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스토킹행위가 인정되려면 ① 피고인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이하 '상대방 등'이라 한다)에게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것, ②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것, ③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 ④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2]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로 인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증가하고, 초기에 스토킹행위를 제지·억제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폭행, 살인 등 신체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한편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를 다소 포괄적으로 정의하면서 동기나 목적 등을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되기 시작한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연애감정 등과 관련된 스토킹행위뿐만 아니라 계약관계, 채권추심, 층간소음 등 다양한 관계에서 비롯된 다양한 유형의 접근 시도 행위가 광범위하게 처벌대상에 포섭될 수 있다.
따라서 스토킹처벌법의 적용 여부가 문제될 경우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이라는 입법취지를 고려하되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행위자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제한 및 그에 따른 과잉형사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스토킹행위 내지 스토킹범죄 성립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3] 이 사건의 발단은 피고인이 먼저 피해자에게 연락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거나 자신의 지인으로 하여금 저장하게 하여 피고인의 카카오톡 친구목록 또는 추천 친구에 자신 또는 지인의 프로필 사진이 나타나게 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본인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는 피해자가 자신의 사생활을 염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소문내고 있다고 생각하여 상당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꼈고, 이에 피해자에게 자신의 전화번호 삭제 및 유출 중단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이러한 심적 상태를 알고 있었음에도 변호사의 조언 하에 일체 대응하지 않으며 그 요청을 철저히 무시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요청대로 전화번호를 삭제하는 등의 간단한 조치만 하면 피고인으로부터 더 이상 연락받지 않을 수 있었고, 피해자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그 대리인은 이 사건 소송 제기 전에 피고인이 피해자가 소송을 준비 중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거나 피고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등을 통해 피해자 남편의 부정행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또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속적, 반복적으로 연락하도록 하여 스토킹범죄로 고소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피고인의 요청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4] 피고인의 이 사건 각 행위가 스토킹행위의 구성요건 중 ① 요건은 충족하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스토킹행위의 나머지 구성요건들, 즉 ②, ③, ④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②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것은 상대방이 접근 금지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밝히는 등으로 행위자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을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하여 자신에게 연락할 기회를 제공하였고, 심지어 피고인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연락할 원인을 제공하였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피고인의 메시지를 읽고 친구등록을 유지하면서도 피고인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단 한 차례도 답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접근 금지 의사를 알 수 없었고,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에게 연락을 시도하거나 자신의 연락을 허용한 것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발송한 메시지에 피해자가 거리낄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접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피해자는 피고인을 스토킹처벌법위반으로 고소한 2024. 1. 12.경에서야 접근 금지 의사를 밝힌 것이고, 피고인은 위 고소사실을 인지 한 시점에서야 자신의 연락 등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6] ③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은 행위자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 있는 행위인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의 취지 참조).
이 사건은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의 의사에 반하여 카카오톡에 자신 및 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친구목록 또는 추천 친구에 나타나도록 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 것인데,
이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의 기능에 의하여 그림이 상대방에게 나타나게 하는 행위’로서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다목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이 사건의 경위와 피고인이 느낀 불안감과 공포심, 피해자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유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실제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행위의 중지를 요청한 것이고, 사건의 경위를 함께 고려하면 그 과정에서 보낸 메시지의 내용도 수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협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 및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와 별개로, 이에 대항한 피고인의 이 사건 각 행위는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 있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7]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연락하게 된 경위, 메시지의 내용, 피해자의 반응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이 사건 각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를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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