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불송치 결정, 그 후의 진행 절차 - 피의자 편

21년 1월 1일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

 
2021년 1월 1일부터 형사사법 제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검사가 모든 형사사건에 대하여 수사부터 기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휘하였으나, 2021년 1월 1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이 조정됨에 따라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검사는 6대 중대범죄(= 부패, 5억 이상의 경제, 공직자, 선거범죄 등)만 수사하고, 그 외 대부분의 형사사건은 경찰이 수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찰은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경우 자체적으로 불송치 결정을 함으로써 수사를 종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송치 결정의 종류

 
수사 후 경찰이 하는 불송치 결정에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경찰수사규칙 제108조). 
 
① 증거가 부족하거나 법률상 범죄가 성립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는 경우 '혐의 없음',

② 피의자가 14세 미만이거나 심신상실자의 범행,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는 경우 '죄가 안됨',

③ 처벌할 수 있는 시효가 경과하였거나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를 취하한 경우 등 법률에 정한 처벌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처벌할 수 없는 경우 '공소권 없음',

④ 혐의 없음, 죄가 안됨, 공소권 없음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하거나 고소인으로부터 고소 사실에 대한 진술을 청취할 수 없는 경우 '각하'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수사결과 통지서 발송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에게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경찰은 고소인(고발인)측과 피의자 측 모두에게 불송치 결정이 기재되어 있는 수사결과 통지서를 발송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 6).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수사결과 통지서를 발송할 때에는 불송치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된 서류(= 불송치이유서)를 함께 첨부합니다. 
 

불송치결정서-고소인용

 
이에 반해 피의자에게 수사결과 통지서를 발송할 때에는 고소인 또는 고발인의 경우와는 달리 불송치이유서를 미첨부합니다. 
 

불송치결정서-피의자용

 
위와 같이, 피의자의 수사결과 통지서에는 간단하게 불송치 결정만 기재되어 있을 뿐, 왜 불송치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사유로 피의자가 고소인에 대한 형사절차를 진행하고 싶다면, 불송치 이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불송치 이유가 기재된 불송치 결정서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합니다. 
 
발급 방법은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이 경찰서에 있는지, 검찰청에 있는지에 따라 2가지로 나뉘는데, 따라서 발급받기 전 먼저 담당 경찰서에 전화하여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서에 정보공개청구 

 
전화로 확인한 결과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을 아직 경찰서에서 보관하고 있다면, 피의자나 변호인은 ① 정보공개포털 사이트에서 불송치 이유가 기재된 불송치 결정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② 담당 경찰서 민원실에 직접 방문하여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검찰청에 열람·등사 신청

 
그러나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은 경찰서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했더라도, 경찰은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 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법경찰관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이처럼 경찰은 불송치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증거서류와 수사기록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불송치 이유가 기재된 불송치 결정서는 검사가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형사사법포털-사이트

 
따라서 이 경우 피의자나 변호인은 관할 검찰청 민원실에 방문할 필요 없이 가까운 검찰청 민원실에 직접 방문하여 불송치 이유가 기재된 불송치 결정서의 열람 및 등사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불송치 이유를 명시한 서면·증거서류·수사기록이 ① 경찰서에 있으면 정보공개청구, ② 검찰청에 있으면 열람·등사 신청을 하면 됩니다.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할 수도! 

 
피의자가 불송치 결정을 받으면, 고소인 등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할 것입니다. 그래서 수사결과 통지서를 송달받은 고소인 등에게는 아래와 같은 불복 절차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아니하는 취지와 그 이유를 통지받은 사람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해야 하며, 처리결과와 그 이유를 제1항의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한다.

 
위와 같이, 고소인 등은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서의 경찰서장을 상대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데, 이의신청 기간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 수사관은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하고, 검사는 해당 사건의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을 검토하여 피의자에게 혐의가 인정되는지 다시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의자 입장에서는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 단계에서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 때문에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안심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한 이유가 무엇인지, 추가로 제출한 자료가 있다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여 반박할 내용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검사의 재수사요청도 대비해야

 
위에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더라도 경찰은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검사는 송부받은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을 90일 내에 검토하게 됩니다.
 
검토 결과 별 문제가 없다면, 검사는 증거서류와 수사기록 등을 다시 경찰에게 반환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 5 제2호).
 
그러나 검토 결과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은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판단한 때에는 검사는 경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이 있으면 경찰은 재수사를 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 8).
 
따라서 피의자는 불송치 이유가 기재된 불송치 결정서를 발급받아 혹시 모를 검사의 재수사 요청이 있어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